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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식의 계절 마지막회
    농장주변이야기 2010. 7. 1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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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깬지 열흘째 된 날입니다.

    병아리들이 어미 따라 종종 걷고 폴폴 날기도 합니다.

     

    새끼 거느린 어미의 당당한 모습입니다.

    어미 기에 기펴고 사는 새끼들 맞습니다.

     

     

    먹이 찾아주고요.

    먹을 것 안 먹을 것 가려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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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그대로 어미 그늘 밑의 새끼들이네요.

     

    자식들

    절대적으로 어미만 우러르고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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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숲속의 새들이 요란하게 짖습니다.

     

    독수리라도 떴는지, 아니면 매들이 습격해오는지

    조용한 낮을 가르고 들리는 위험신호에 어미가 긴장해서 잔뜩 목털이 부풀었습니다.

     

     

     

    새가 깃털을 세울 땐 위험을 감지하고 긴장, 공격태세로 들어간 때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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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위를 살피며 불야불야 아가들 데리고 도망칩니다.

     

    새끼들도 바삐 쫓아갑니다.

     

    트랙터 옆에 까지 와서도 여전히 주위를 살피는군요.

     

    여차하면 저 수레 밑으로 들어갈 참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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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미가 된 암콩작들이 불철주야로 바쁜 중에

     

    수컷 공작들 기가 푹 죽었습니다.

     

    그 멋드러진 꽁지깃털들이 풀풀 떨어져나가 뜰에 온통 널렸습니다.

     

    그 꺼엉꺼엉하던 불호령은 간데도 없이 저를 보자마자 겁이 나서 도망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열흘 전 까지만 해도 넌 뭐냐하고 끄떡도 안하던 양반들이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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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깃털이 비교적 많이 남은 바로 위 수컷은 

    남성 중에서도 그 지위가 가장 우위에 속하는 녀석이랍니다. 

    힘과 젊음이 다른 수컷들보다 오래 지속되는 젊은 넘이지요.

     

     

    배 밑의 오렌지색 깃털까지 다 빠지고 나면

    거의 아무것도 안걸친 모습이 되고 구월이 되면 그 빈약함이 극도에 달할거랍니다.

     

     

    가을 겨울 동안 다시 남성홀몬이 생성되어

    깃털이 다시 자라고

    삼월이 되면 다른 수컷들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뭇 암컷 공작들을 홀리고 빠져들게해서

    오월이 되어 암컷 공작들의 산란기가 되면 

    남성이 극도에 달해

    왕성한 교미를 하구요.

     

    초라한 모습에서 오월의 그 화려한 모습을 찾아낼 수는 없지만

    새로 태어난 새끼들을 보면서

    수컷의 소명과 그 과장된 기개가 아름답게 이해됩니다.

     

    자신의 생명을 자손으로 이어가기 위한 혼신을 다한 모습임을요.

     

    살아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이 씨받이 즈음에 극치가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꽃들처럼요.

     

    번식기간이 끝나면 겉모습은 시드는게 자연입니다.

     

    참 

    식물이나 동물의 경우엔 낭비하는 성(sex)이 없는 것 같습니다.

     

     

     

     

     

     

    공작들은 풀쩍 날아 지붕에 오르기도 하구요

    다른 새들하고 잘 어울려 다닙니다.

     

    공작들 옆에서

    언제나 그 모습이 그모습인 닭 커플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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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번 태어난 세 쌍동이 어린 양들.

     

     

     

    어미가 선택해서 어미 젖으로 키우는 두마리는 지들끼리 모여있고

    사람손에 우유랑 염소젖 젖병으로 크는 한마리는 왕따 당해서 같이 살 안맞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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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촌 언니가 육십년대 초에 유학와서 결혼, 첫아이를 낳아 한국에 보내 할머니가 세 돐 될 때 까지

    길러서 다시 미국에 보냈습니다.

     

    그 밑으로 두 동생이 더 태어났는데 의사인 사촌언니가 두 아이는 스스로 품에 넣어 길렀구요.

     

    할머니 손에서 젖 떼고 기저귀 뗀 맨 위의 아이는 항상 외톨이로

    엄마 아빠한테 살가운 정도 못받고 마음에 안들면 할머니가 잘못 키웠다고 친정엄마 원망하고요

    사촌언니 말이 정말 자기 새끼 같지 않아 힘들다고 했었지요.

     

    가족에서 겉돌던 그 아이

    십대에 약물 사고로 저 세상에 갔습니다.

     

    이 양 새끼들 보니까 그 일이 떠올랐습니다.

     

    자원이 한정된 상태에선 

    과일 속과하듯

    자식들을 이리저리 솎기도 하지요.

     

    태아감별해서 여아를 낙태하는 일이나

    누이들이 열심히 일해서 남동생 대학교 보내는 일이나

    오빠 총명한 기를 뺏는다고 밑의 똑똑한 누이동생 윽박지르던 할머니들이나

    우리 인류에서 보는 양 어미 행동에 속하지요.

     

    두 마리만 먹이고

    새끼 한마리는 일부러 젖 안주고 밀어놓는 어미를 안타까와하니

    동물의 '산아제한 방법'이라고 크리쓰가 일축합니다.

     

     

    암콩작도 

    그래서 알 네개 중에서 병아리 두마리만 깠는지도 모르겠네요.

     

     

    숲이 조용해지고

    어미도 위험이 지나갔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아이들을 열심히 기릅니다.

     

     

    암콩작들은 참 좋은 엄마네요.

     

    수콩작들도 생명에 점화하느라 혼신을 다했구요.

     

     

    열달 있으면

    병아리들이 다시 어른이 되구요.

     

    불같은 

    사랑을 하고

    자식 낳아 기르겠지요.

     

    공작들은 무탈하면 한 이십년 산답니다.

     

     

    참 

    우리 사람들은 더디 어른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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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십년 칠월 십오일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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