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악명 높은 마가렡 조(Notorious C.H.O.)
    구경하기 2010. 10. 4. 14:01

     

       
     
     
     
    영화의 처음에 뜬금없이 나오는 만화영화 

    한국사람들은 흑인들을 싫어하고 흑인들은 한국인들을 싫어해’ 
    라는 사회정치적으로 위험한 금단의 대사가 나온다.마가레ㅌ 엄마같이 생긴 가겟집 
    한국 아주머니와 젊은 흑인 손님사이에 언어장애와 편견으로 인한 충돌과 급기야는 서로 따발총을 겨누는 장면. 

    그다음엔 서로 이런 태도로 바꿔 보면 어떨까요? 식의 한층 부드러운 대화가 이루어지는 (역시 서로간에 말은 잘 안통했지만) 인종관계 계몽성격을 띈 내용이다. 

    장면이 바뀌어 그녀의 부모가 나온다.마음씨 좋게 생긴 전형적인 한국인 모습이다. 
    아버지는 유창한 영어로 그녀의 코미디 의 소재들은‘마땅히 거론되어야 하는 것’들이라며 딸을 응원하고 자랑스러워한다. 

    그녀의 초창기 시절부터 줄곧 코미디의 소재가 되어온 미국의 마가레트 팬들 사이에서 아주 유명해진 그 어머니는 매표소 앞에서, 극장 변소에서 까지, 찾아온 관객들에게 ‘내가 마가레ㅌ 엄만데 이렇게 딸을 보러 와 주어서 고맙다고 일일이 손을 잡고 ‘땡큐우’를 말한다. 딸의 성공을 기뻐하고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와하는 엄마다. 딸하고 외모도 속도 똑같이 닮았다. 

    그리고는 씨애틀의 한 극장에서 공연된 그녀의 스텐드엎 코미디가 한시간 넘게 (전체 상영 시간 90분)무대와 물병 두개 그녀가 잡은 마이크 하나 뿐으로 진행된다. 

    그야말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웃다 영화가 끝났다. 
    다음 대사를 못들을 지경으로 관객들이 웃어대고 발을 구른다. (내가 간 영화관은 대학가에 있음) 

    꽉끼는 블루진 바지에 푸른색 계통의 플레드 셔츠를 입었는데 앞을 유독 배가 나온 부분만 여며서 뚱뚱함이 과장되었다. 윗가슴 부분이 노출되었고 맨밑의 단추는 잠그지 않아 배가 한주먹 만큼 보인다. 

    그녀는 온몸을 쓰는 코미디언이다. 얼굴 표정으로 영화의 삼분지 일은 채운것 
    같다. 그녀의 말들 만큼 웃기고 리얼한 표정들이다. 

    특유의 맑고 큰 음성과(나는 어쩐지 그녀의 모습에서 대학 시절의 양희은을 자꾸 떠올리게 된다) 정확한 발음으로 먼저 911 테러 이야기부터 풀어나갔다. 
    테러리스트들은 아무도 그녀를 위협하지(terrorize) 못할거라고. 
    자유와 마음의 평화를 뺏어가지 못할거라고 . 왜냐하면 
    ‘ I am a f-cking American’ 이라며 
    그녀의 어메리칸 아이덴티티를 선포한다. 


    Anthrax 에서 시작되어 마약으로 번진 이야기가, 음주, 월경(남자들이 월경을 한다면?), 지금은 에이즈로 죽어 그녀의 수호천사들이 되었다는 고등학교 친구였던 두 동성애자의 이야기, 적나라한 성 이야기(너무 상말과 sex 속어들이 무성해서 이 부분은 일부 관객들은 좀 귀를 막고 눈을 붙였다 오고싶은 사람도 있을 정도) , 게이 레스비안들의 성, 한국식 영어를 하며 미국 문화 속에서 시행착오 하면서 웃고 살아가는 그녀의 부모 이야기,그리고 사람들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지며 가끔씩 섬뜩하게 진리를 전하면서 사람들을 웃긴다. 


    그녀의 코미디는 무섭게 솔직하다. 
    그녀는 유색인종이다. 그리고 여성이다. 
    유태계 Jerry Seinfeld나 백인 남자들이 판치는 스텐드 엎 코미디 판에서 
    흑인 남성 코미디언 Chris Rock과 같은 키로 우뚝 선 스타이다. 

    자신의 부모, 할머니, 남동생으로 소개되는 코미디 속의 코리안 어메리칸들은 미국사회 속에서도 억척같이 한국인으로 산다. 
    이중문화의 틈바구니에서 우스꽝스러운 시행착오를 하면서도 맹열히 살며 강한 가족애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녀는 이 가족들을 희화하면서도 사랑을 담아 그려낸다. 


    f-cking과 sh-t 의 두 단어가 말의 내용의 반을 차지하는 코미디의 내용에서 상말을 걷어내고 들으면 (잘못하면 이 욕설들 때문에 메시지가 죽을 정도로 심하게 사용함) 
    영화의 시종일관 전해지는 메시지는 미국 사회의 각종의 ‘소수(minority) 들의 이야기를 하며 그들의 모습을 사회에 알린다. 그렇게 소수들에게 얼굴을 만들어 주고 목소리를 내주고 힘을 불어 넣어 준다. 


    그녀는 코미디에 온통 ‘소수(minority)’ 그 자체인 자신을 십이분 활용한다. 
    유색인종, 아시안, 여자, 뚱뚱함, 거기다가 게이 레스비안 친구들의 이야기… 
    그럼에도 당당한 자신감이 묻어난다. 그 자신감을 모든 '소수'들에게 확산시킨다. 
    'It is O.K. to be a minority.' 그녀의 핵심 메시지다. 

    그래서 그녀의 목소리엔 힘이 실린다 


    어릴 적 부터 쇼우 비지니스에 관심이 있었지만 너무 주위에 롤 모델이 없어서 
    M.A.S.H.의 엑스트라로 나갈까 아니면 길가의 창녀역이라고 해볼까 했다던 그녀. 



    소수라는 이유로 떠밀리지 않고, 자신의 탤런트를 믿고, 
    그 척박한 풍토에서 '소수'로 살아남아 성공해서 각종의 ‘소수’들을 
    대변하고 희망을 주는 마가레ㅌ 조. 
    그리고 이상한(?) 길을 가겠다는 딸을 밀어주고 믿음을 버리지 않은 그녀의 부모. 
    그녀가 성공할 수 있는 토양의 미국 사회. 

    다 근사하다. 

    교포아줌마 올림 


    덧붙이는 말 : 

    적나라한 표현들이 좀 불편한 영화일수도 있구요. 제 경우엔 좀 그랬습니다. 초창기와는 달리 요즘와서 성에 대해 지나친다 싶을 정도로 대담해진다고 느껴지는군요. 

    한 코미디언의 표현도 그 인생의 여정에 따라, 계절에 따라 바뀌어가는 것이니 그녀의 변화들을 재미있게 지켜봅니다. 

    활동이 왕성해지는 전성기에 자칫 상혼에 휩쓸려 
    값싼 상품으로 전락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마가레ㅌ 조의 첫 영화는 ‘I’m the one that I want’입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