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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어린 날의 땡스기빙
    지난 글 들 2009. 11. 23. 12:21

    바보같은 짓을 많이 하지만
    상 바보짓을 하는 때가 더러 있다.
    남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그런 때 하는 실수다.



    064.JPG
    Linden Blue로 우리나라 포도랑 제일 맛이 가깝다.





    살고 있는 인구 사만 조금 넘는, 그나마도 주립대학의 학생들이
    인구의 대부분인 중소도시에 
    씨니어 센타는 여러개 있었다.

    제일 큰 곳은 주로 전문직에서 은퇴한 백인 노인들이 모이는 곳인데
    프로그램도 다양해서 남.녀 노인들이 모여
    노래하며 춤추며 브로오드 쇼우도 공연하고
    영화, 게임, 하루 여행등 아주 기름이 잘잘 흐르는
    노인정이었다.

    흑인 농부들이 모이는 동네의 씨니어 쎈타에는
    껌뻑껌뻑 조는 남자 흑인 노인들 앞에
    같이 깜빡깜빡 들어갔다 나갔다하는 터지기 일보 직전의 TV 가 고작이고

    할머니들끼리 좁은 방에 모여 손바느질로
    얼굴이 뭉툭하고 단순한 인형들이나 가방들을 만들거나
    스프링이 다 튀어나오게 헤진 소파에 지팡이를 잡은 채
    앉아서 불연속의 느릿한 대화를 나누곤 했다.

    음악이나 춤 같은 여흥은 그림자도 없는 노인정이었다.

    은퇴했다고 갑자기 달라지는 노후는 아니다.

    살던 그대로의 좀 느린 템포의 연장인 나날일 뿐이다.

    도시에서 산 
    전직 전문직 백인 노인들은 도시에서 살던 그 스타일 그대로를
    씨니어 센타에 옮겨 즐기고 있었고

    흑인 노인들은 대부분 농부 출신으로
    일 하다 쉬엄쉬엄 밭 둑에서 쉬던 그 자세로
    노동의 그침.
    몸이 쉼
    그 자체로 안식을 취하는 모습이었다.


    이 두 센타를 오가며 나는 지난날을 돌아보고 추억을 되살리는
    회상 (reminiscing)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매년 땡스기빙데이에
    터키를 손질하면서 
    그 프르그램에서
    어린날 먹던 땡스기빙데이 음식을 주제로 했던 때 일이 떠 오른다.

    바보스럽던 진행자.


    백인센타에서 (여자 일곱에 남자회원 하나)
    그날의 주제를 꺼내자 마자 다투어 
    터어키 배 채우는 일로 부터  크랜베리 소오스, 
    말린 과일들, 옥수수, 으깬 감자, 고구마 같은 얨(Yam),각종 푸성귀를 베이컨 듬뿍 넣고 푹 삶은 시래기,꿀이랑 오렌지쥬스에 삶은 햄, 옥수수빵, 갓 튀겨낸 옥수수빵(hush puppy), 갓 치댄 버터를 발라 먹는 따끈한 빵, 애플싸이다, 사과술, 크랜베리 쥬스, 애플파이, 펌프킨파이......

    각집의 전통 음식을 입으로 올려놓는 음식에 흥청이는 명절 기분 방안 가득해졌다.



    흑인 센타에서 (여자 일곱)
    똑 같은 <어린 날 땡스기빙데이에 먹던 음식>을 내놓으며
    쏘울 푸드등으로 기름진 남부 음식의 진수를 손끝에 달고 있을 
    흑인 할머니들의 어머니 세대들이 만든 
    맛있는 음식 이야길 기대했었다.

    아무 말이 없다.

    이럴 땐 진행자가 거들어야 한다.

    '터어키' 속은 무얼로 채우셨어요들?
    왜 지방 마다 속에 넣는 것들이 다르지요?

    제일 고령자인 아흔 가까운 미쓰 미일이 치잇 ~ 한다.

    터어키 같은 소리하고 있네.

    흑인농부들 사이에선 연장자에 대한 예의가 절대적이다.
    언제나 시작은 미쓰 미일이 끊곤 했다.

    가끔 운이 좋을 땐 하루 종일 좇다가 야생 터이킬 하나 잡기도 했어
    그러면 어머닌 그걸 내다 팔았지.
    어릴 적 터어키를 먹은 적이 없었어.

    남은 할머니들에게서 다 
    치잇 
    크윽 
    푸우 같이
    자조의 웃음인지 한숨인지 분간할 수 없는 바람들이 새어나왔다.

    우리 땐 들쥐(rat)를 잡아 빵이랑 시레기랑 돼지비게 조각을 넣고
    구워 먹은 적이 많아.라는 또 다른 소리에

    다들 머리를 주억거렸다.

    토끼(white tail)는 그런대로 잡혀주긴 했어.
    엄마는 그걸 팔려고 했고 어쩌다 안팔릴 때면 구워먹었지.


    야생 오리는 굽고 나면 너무 작아져서 아이들이나 여자들 몫은 거의 없었어
    빠진 기름에 무청을 볶았다가 하루 종일 물을 넣고 푹푹 삶아 먹었지.
    어쩌다 살이 조금붙은 돼지 비개 조각을 건지면
    그게 얼마나 맛있었던지...

    그게 맛이 괜챦아.
    아암, 맛있고 말고.
    정말 맛있고 말고.
    얼마나 꼬소한데.

    입맛을 다시고 마주보며 머리들을 끄덕였다.

    땡스기빙이라고 뭐 별 날이 아니었어. 우리 어릴 시절에는....

    또 다들 머릴 주억거렸다.

    그리고 진흙땅을 스쳐가는 바람을 느꼈다.

    구태여 황량한 빈들의 차갑지만은 않은.

    진흙땅위에 오래 머물렀다 부는 

    어쩜 
    훈훈하기도 한...

    살아있는 사람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이천구년 십일월 마지막 목요일
    땡스기빙데이에


    세상을 평평한 눈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교포아줌마


    < br>

    씽글맘으로 어려움을 헤치고 일약 스타가 되었다.
    노래의 가사 중에 _내가 가장 감사한 것은 내가 있는 나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나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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