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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순환
    횡수설설 2011. 10. 7. 13:27

    년 만에 다시 찾아 온 타운

    골골목목을 다 알고 누비고 다니는 건 마음 편하고 고마운 일이다.

    실타래가 술술 풀리듯 심신이 편안하다.

     

     

    그로서리에서 스투어드를 만났다.

    서로를 알아보고 반갑다고 손을 부여잡자마자

    '조오지가 죽었어.' 

    눈물을 투루룩 떨군다.

     

    아임 쏘 쏘리 하는 말외에 나도 가슴이 쿵 내려앉아 말을 잃었다.

     

    항상 건강하고 밝던 조지가 그렇게 빨리 가다니...

     

    둘이서 놀웨이로 안식년 휴가를 가 있던 중

    버스를 즐겨타는 조오지가 버스 정류장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켰다고.

     

     

    아마도 스튜어드는 저녁 마다 남편이랑 학교일이 끝나면 장을 보던 이 그로서리에서

    오늘도 조오지랑 같이 장보는 마음으로 서성이고 있었나 보다.

    그러기에 나를 보자마자 대짜고짜로 조오지 이름이 터져나왔겠지.

    언제나 아내와 아들들을 위해 정성으로 음식을 준비하던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 조오지.

     

    그 집 아들이랑 우리 아들은 사학년 때 만나서 

    하이스쿨 졸업하고 대학에 가고 난 후 까지 절친한 찡구짱구로 같이 자랐다.

    자연 부모인 우리들도 친구가 되었다.

     

    우리 타운에 있는 대학에서 가르치는 스투어드네 부부는 금실이 좋기로도 유명했다.

     

    전공, 직장도 같으니 항상 둘이 붙어다녔었다.

     

     

    아무런 전조도 없고 아주 건강했었는데 너무 갑작스레 가버려 작별 인사도 못했다고.

    자신이 가르치는 일이 있어서 그나마 견디고 있는게 다행이라고.

     

    아 참 내 말만 했네. 미안해.

     

    서로의 소식과 아들들 소식을 주고 받았다.

     

    그랬었구나.

    와 너무도 잘 되었다

    자신의 아들들처럼 어려웠던 일들엔 마음을 나누고

    좋은 소식들에 기뻐하고.

     

    지금은 부모처럼 학문을 하려 대학교에 몸담은

    큰 아들 이야기를 하며 스투어드 얼굴이 한층 밝아진다.

     

    바로 오늘 지금 이시간에 (Just this day, right at this moment) 며늘아이가 진통을 겪고 있어.

    두살된 아들이 있는데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있어.

     

    둘이서 이번엔 축하 모드로 손을 잡았다.

     

    이 초조하고 기쁜 날을 조오지와 나눌 수 없어서 안타까왔겠지.

     

    조오지는 아직 젊은 나이에 좀 빨리 가긴했지만.

    나이가 드는 것은 주위에 아는 사람들이 하나하나 떠나가는 것 맞다.

      

    그리고 어린 생명들은 계속 태어나고.

     

    스투어드네 며느리가 지금쯤 둘째 아이를 분만했을지도 모른다.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모습을 남편을 잃은 애절한 모습위에 애써 겹쳐본다.

     

     

     

    *  *  *

     

     

    사족: 몇년 전 부터 먼 길 갈 때 남편은 내게도 상당량의 운전을 하게 한다.

         자신도 간단한 메뉴를 배워 요리도 하고.

     

         언젠가 반드시 닥칠 혼자 살이에 대한 준비로.

         떨어질 준비로.

         누가 플래너 아니랄까봐...~~;;

     

     

    이천십일년 시월 칠일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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