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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세미테 내셔널 파아크가 닫히던 날
    산, 들, 강, 바다 2013. 10. 13. 04:01



    요세미티 내셔널 파아크


    꼭 삼십년만이었는데...


    팔십삼년 구월 방문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라 무척 기대하고 있던 중



    워싱톤에서 오바마 케어를 둘러싸고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여차하면 government shutdown  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당연히 국립 공원들도 문을 닫게 되는데

    이미 파아크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에겐

    48시간의 여유를 주고 나가게 한다는 이야기도.


    여정을 조금 앞당겨

    9월 30일 오후에 요세미테 공원에 들어갔다.


      



    글레이셔 포인트에서 본 Half Dome




     빌리지에 있는 캠프 사이트 예약하는 긴 줄 뒤에 서다.


    요세미티 캠프장들은 대부분 일년전에 예약들이 되어 있는데

    취소하는 캠퍼들이 있어  당일에 운이 좋으면 

    빌리지 내의 캠프장을 얻을 수 있고 빌리지에서 떠러진 곳들은

    자리 얻기가 좀 더 쉽다.


    한참 성수기인 여름에는 예약없이 캠프장을 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빌리지에서 많이 떠러진 crane flat이란 캠프 사이트를 하나 배정 받았는데

    오늘 밤 워싱톤의 결정 여부에 따라 파크가 닫게 될 경우를 대비

    하룻밤만 예약이 가능했다.



    캠퍼들 중 반은 유럽이나 아시아등에서 온 젊은 외국인들로

    문을 닫을 경우  

    남은 일정이 막막하다는 표정들이다.



     씨에라 산맥의 너른 품에 안겨

    맘껏 즐기려고 온 사람들


    그래도 이미 파아크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은 마흔 여덟시간은 머물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서로들 위로한다.


    YES, WE ARE IN.!!





        요세미티 폭포 물이 한방울도 없는 가을이라 사람들이 폭포가 어디있냐고  앞에 두고 물었다.





    Crane Flat 캠프 사이트는 빌리지 내의 


     Upper Pine, Lower Pine, North Pine등의 캠프사이트에

    비해 엉성하고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피크닉 테이블들도 비탈에 기울어져 걸려있고

    차를 파킹할 평평한 장소가 없는 사이트들도 많았다.


    베정받은 장소에서 겨우 평지를 골라 차를 세우고 간단히 요기를 하고.


    자정에 아이폰으로 government shutdown이 결정되었다는  뉴스.

    예측은 했지만 설마했었는데...


    아주 키 큰 소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크고 밝은 별들을 보다 잠들다.




    새벽에  일어나니 

    차가 온통 밤새 나무에서 떨어진 송진들로 더덕더덕하다.

    소나무 숲이 깊어 아침 빛이 들어오려면 한참 걸리겠다.


    에구.


    짐을 꾸려 다시 빌리지로 향했다.




    너무 일러서인지 빌리지 내에 붐비는 다리도 인적이 없다. 











    냇가 피크닉하는 곳에서 오트밀이랑 끓여서 아침을 해 먹었다.


    갈가마귀 부부들이 가악가악 반갑게 맞이한다.


    뭐 떨어뜨리거나 남기고 간 것 주워먹는 것에 이골이 난

    이동네 터줏대감들이리라.







    캠프사이트 예약하는 레인저 사무실에 가니 

    일단 들어 온 사람들은 목요일 (시월 삼일) 오후 세시까지만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방이 붙었다.



    화요일 부터 들어오는 문을 굳게 닫고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들로 가는 길들을 이리저리 차단해 놓았다.



    캠프장을 지키던 레인저들도 모두 자취를 감추었고



    그런 중에도 파아크 내 호텔 식당, 매점등은 영업을 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랑

    마감으로 정해진 시간까지 머물 사람들을 위해서 셔틀 버스는 운행하고 있었다.











    수요일에는   half dome이랑 요세미티의 바위들이 드라마틱하게 보이는

      Glacier Point로 가는 길을 막았고


    트레일이랑 모든 레크레이셔널한 활동을 금지한다는 방이 나붙었다.


    경치가 좋은 곳에 차를 세울 수 있는 Scenic point 들은 노란 테이프로 못들어가게 하는 등

    공원 전체가 덕지덕지 테이프랑 바리케이드 투성이다.










    언제나 입추의 여지가 없는 요세미티 롯지(Yosemite Lodge)의 카프테리아 목요일 아침 풍경



    들어오는 손님이 없고  있는 사람들도 슬슬 빠져나가니

    반이상의 의자들은 위로 올린채 영업을 하고

     차츰 닫을 준비를 했다.



    커피를 사려니 예약한 손님이 못들어와 남은  큐폰이 있다며 공짜로 준다고.


    직원들도 심란한 표정이다.


    이십오년째 요세미테 공원에서 일했다는 직원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오랫동안 계획했던 여행을 망치게 된

    전세계에서 몰려오는 관광객들 심정이 어떻겠냐고 한다.



    그런 중에도 빌리지가 제집인 사슴들도 갑자기 끊어지는 인파에 

    서슴치않고 마구 뛰어다닌다.


    사람이 없어지니 

    사슴들이 우릴 구경하고 다닌다.








    그래도


    워싱톤의 정치 싸움이 어쨌거나


    요세미티의 아침은


    다시 


    열리더라.



    요세미티 빌리지 초원의 아침





    이천십삼년 시월 

    교포아줌마(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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