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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 속 에서
    산, 들, 강, 바다 2021. 2. 14. 14:53

     

     

    추운 날들이다.

    아직 아침은 어둠 속에서 시작한다.

     

    촛불 켜면

    밝게 퍼지는 따스함.

     

    세상 뉴스를  꺼 버렸다.

    온전히  조용한 아침들을 맞네....

     

    날이 밝기를 기다려

    숲에 들어선다.

    코도 귀도 시렵다

     

    버섯도 아닌 하얀 짐승털이 보이네

    못 보던 건데.

    가까이 가 보니 떨어진 죽은 잔 가지에서 

    돋아 난 서리빨들!

     

     

     

     

     

     

     

     

     

     

     

     

     

     

    보드랍기가

    하얀 토끼털 처럼 보이기도 하네!

     

     

                                           

                                                                                   조금 뜯어 손바닥에 올리니

    사르르 녹는다.

    물. 맞네!!

     

     

    (-   그렇게 많이 숲 속을 다녔어도 처음 본 서릿발에 인터넷을 뒤적여 보니 

                                                   이걸 헤어 아이스 (Hair ice) 라고 부르고

                                        기온이 영하 안 팎의 해가 비치기 전 아침에 특정한 활엽수 죽은 나무 가지들에

                                   특정 fungus (버섯)이 덮은 표면애 저렇게 0.01 밀리미터 굵기의 

                                          가는 얼음 크리스탈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 fungus가 죽은 나무에 서식하는 분포도를 보니 바로 우리 동네도

                                       위도 46도로 그 범주에 속하는 군요.

     

                                         아주 잠깐 생겼다 온도가 올라가면 금새 없어지는 서리라고요.

     

                                         재수가 좋으면 어쩌다가 한번 쯤 볼 수 있는 서리라고 하는군요.^^   -)

     

     

     

     

    어두운 날들에 

    위로 처럼 푸근하게

    내리는 눈

     

    눈 덮힌 들에서 먹이를 못 찾는

    새들 먹으라고

    소고기 기름이랑 빵조각을 걸어놓았다.

    작은 새들이 많이도 모여 온다.

     

    참 좋은 아침.

    Yiruma Kiss the rain

     

    이천이십일년 이월 십삼일

    교아

     

    • 빨강머리2021.02.14 10:25 신고

      서릿발 융기,
      자연은 참 신비합니다
      쓰러진 몸체에서 침같은 얼음이 생길 수 있는지 갈래갈래 쏘듯이ᆢ
      밤새 짐승에게 당한 어떤 사체인줄 알았어요 손바닥에서 사르르 녹는걸 보고 다행이다 했습니다


      까치설
       
      섣달그믐 날, 어제도 그러했지만
      오늘 정월 초하루 아침에도
      회촌 골짜기는 너무 조용하다
      까치는 모두 어디로 갔는지
      흔적이 없다
      푸짐한 설음식 냄새 따라
      아랫마을로 출타중인가
       
      차례를 지내거나 고사를 하고 나면
      터줏대감인지 거릿귀신인지
      여하튼 그들을 대접하기 위해
      음식을 골고루 채판에 담아서
      마당이나 담장 위에 내놓던
      풍습을 보며 나는 자랐다
       
      까치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음식 내놓을 마당도 없는 아파트 천지
      문이란 문은 굳게 닫아 놨고
      어디서 뭘 얻어먹겠다고
      까치설이 아직 있기나 한가
       
      산야와 논두렁 밭두렁 거리마다
      빈 병 쇠붙이 하나 종이 한 조각
      찾아볼 수 없었고
      어쩌다가 곡식 한 알갱이 떨어져 있으면
      그것은 새들의 차지
      사람에게나 짐승에게나
      목이 메이게 척박했던 시절
      그래도 나누어 먹고 살았는데
       
      음식이 썪어 나고
      음식 쓰레기가 연간 수천 억이라지만
      비닐에 꽁꽁 싸이고 또 땅에 묻히고
      배고픈 새들 짐승들
      그림의 떡, 그림의 떡이라
      아아 풍요로움의 비정함이여
      정월 초하루
      회촌 골짜기는 너무 조용하다
       
      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 하다

      뭇 생명들의 먹을거리 챙겨준 교아님
      마음, 이 글이 생각나 올렸습니다^^

      답글
      • 교포아줌마2021.02.14 15:59

        하아~
        그런 글이 있었군요.
        누구나의 마음이겠지요.
        먹이가 절실한 작은 생명들을 대할 때에는요.

        잘 지내고 계시겠지요.

        흉흉함은 뉴스들에서 더 가증되는 걸 알았어요.

        다시 작은 것들에 눈 돌리는 요즘 입니다.

        고맙습니다.^^*

    • 발마2021.02.14 11:07 신고

      영하 기온만으로 생기는건 아니기에
      서릿발 사진 오늘 제대로 감상하네요.

      우리네 여인 가슴속에 한을 맺히게 하면
      오뉴월에도 생겨난다는 여고괴담 전설이..
      올 한해는 코로나서릿발 다 녹아없어지길..

      답글
      • 교포아줌마2021.02.14 16:02

        아 그 서릿발이 저 서릿발이군요.

        너무 결이 곱고 하얘서 여인네 독 품은 한과 연결 지어지지 않더군요.

        저렇게 따스한 체온에 금새 녹아버리고 마는 서릿발 인걸요.

    • 노루2021.02.14 18:25 신고

      저렇게 곱고 부드러운 서릿발도 있군요.
      서릿발 같은 위엄은 다 어디 가고 ㅎ
      맨 아래 사진이 참 푸근한 느낌을 줍니다.

      답글
      • 교포아줌마2021.02.14 21:14

        마치 곱게 빗어놓은 은발 같기도 했답니다.

        가늘고 부드러운 털 같던.

        글에서 서리에 얽힌 이야기엔 섬뜩한 위엄이 전제 되곤했는데요.

        저런 서리발과 만났어요.

        답글 쓰는 순간엔 눈보라가 휘몰아쳐서
        새들이 한마리도 안 보이는데
        좀 잦아들면 또 저녁 밥 먹으러 오겠지요.

        빵 한 조각을 나눈 것에
        이 겨울 하루가 흐뭇하게 흘러 갑니다.

    • 율전 - 율리야2021.02.15 00:49 신고

      특별한 서릿발이네요~~~
      이렇게 부드러운 모습도 ... 이렇게 길게 자란 모습도 처음 봅니다.
      어찌 이런 모습으로 생길까요?
      백발 노인네의 머리털 같으네요~~~ ㅎ
      신기한 모습 .... 정말 새로움이네요~~~

      답글
      • 교포아줌마2021.02.16 02:36

        그렇게 많이 숲 속을 다녔어도 처음 본 서릿발에 인터넷을 뒤적여 보니 
        이걸 헤어 아이스 (Hair ice) 라고 부르고
        기온이 영하 안 팎의 해가 비치기 전 아침에 특정한 활엽수 죽은 나무 가지들에
        특정 fungus (버섯)이 덮은 표면애 저렇게 0.01 밀리미터 굵기의 
        가는 얼음 크리스탈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 fungus가 죽은 나무에 서식하는 분포도를 보니 바로 우리 동네도
        위도 46도로 그 범주에 속하는 군요.

        아주 잠깐 생겼다 온도가 올라가면 금새 없어지는 서리라고요.

        재수가 좋으면 어쩌다가 한번 쯤 볼 수 있는 서리라고 하는군요.^^  

    • 유유2021.02.23 21:44 신고

      정말 신기한 서릿발이네요
      아주 부드러운 양털같이 생겼습니다. 
      봄을 부르는 것 같기도 하군요

      답글
      • 교포아줌마2021.02.26 12:50

        영하로 내려간 아침 일찍 숲에서 만났어요.
        보드랍게 보여서 쓸어보고 싶게 하던.


        살금살금 오다가 어느 덧 성큼 와서 놀래키겠지요?!^^

    • jeth2021.02.28 02:17 신고

      오호... 헤어 아이스 잘 보고 가요. 

      답글
    • 숲.나무2021.03.08 04:36 신고

      이곳은 이번 주는 72도까지 올라간다고 해요. 
      겨울이 없이 봄이 오는 것 같아요. 
      싸늘한 아침 만나는 아이스헤어의 모습은
      산에 사는 정령의 자취를 만난 듯, 신비롭기도 느껴 질 것 같아요.  
      교아님은 좋은 '운'을 지니셨음이 분명하네요. ^^

      답글
      • 교포아줌마2021.03.10 06:34

        반가와요 숲.나무님^^*

        와 벌써 봄이 왔군요. 사시는 곳에.

        정말 운이 좋게 느꼈어요.
        저 보드랍고 긴 하얀 서리를 보다니요.

        앞으로는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 날들엔
        일찍 숲에 가서 만나려고요.

        봄이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놀이 처럼 살금살금 그리고 성큼 다가왔네요.^^*

        찬란한 봄꽃들을 기다려요.

      • 엘리엇2021.03.12 16:43 신고

        주정부가 좀 느려터진(?) 버지니아주에 사시는 숲.나무님은 아직 백신을 못 맞으셨을 듯.... 버지니아주에 사는 70대 중후반에 지병까지 있는 다수의 지인이 이제 막 차례가 왔다고 하더군요.

    • 엘리엇2021.03.12 16:39 신고

      Hair Ice란 말을 처음 들어봅니다. 여긴 낮에 기온이 65도까지 올라가는 봄날씨의 연속입니다. 실내에선 근력운동만 하고 다시 야외에서 달리기를 할까 생각 중이고요. 17일로 예약한 Pfizer 첫백신을 맞습니다. Alaska주는 이미 9일부터 모든 성인이 백신을 맞을 수 있어 1등이고, 뉴욕주는 17일부터입니다. 백신 맞으셨죠?

      답글
      • 교포아줌마2021.03.12 16:54


        따뜻한 봄날이 이미 시작되었군요.
        복이 따로 없어요. 좋은 날씨^^*

        야외에서 달리기
        생각만 해도 신납니다.
        달려본 지가 오래되어서요.


        백신 드디어 두 대 모더나 걸로 다 맞았구요.

        일단 맞고 나니 사람들이 사람으로 다가오는군요.
        병균감염자가 아닌.

        이번 코비드 사태로
        미국이 얼마나 많은 목소리를 내며
        뭘 집행하기가 어려운 나라인가를 실감했어요.

        주, 시, 카운티 의 우두머리들이 각각 제 의견을 내구요.
        결국은 개인이 자신의 목소리와 뜻을 펼치는 나라.

        민주주의 맞습니다. 하하하

        리버럴 민주당이 집권하는 주들에선
        형평성, 공정성에 너무 발목이 잡혀 접종자 줄 세우는데 너무 신경 쓰다 백신 보급이 뒤지는 걸 봅니다.

        4월 중순이면 엘리엇님도 코비드로 부터 일단 해방 되실테지요.

        어서 온 인류가 모두 코비드로 부터 안전하게 되는 날을 기다립니다.

        헤어 아이스는 그렇게 산에 다녀도 처음 봤어요.

        아직도 모르는게 얼마나 많을까요.

        그래도 그냥 통과^^





      • 숲.나무2021.03.16 05:27 신고

        저도 얼른 백신을 맞고 사람을 사람으로 만나고 싶어요. 
        로긴 없이 살금 살금 다니던 길을
        엘리엇님 이웃공개 덕분에 
        이름표달고 입장하게 되었습니다. ^^

      • 교포아줌마2021.03.16 11:48

        숲.나무님 이름표 다시니 중.고딩 시절 모습이
        생각나 보기도 좋습니다.

        엘리엇님은 한동안 이웃공개로 

        숲.나무님이 이름표 단 채로 교정 을 나와
        집으로 가는 버스에 타기 까지 모르고 있다가
        어느 개구쟁이 남학생 있어서
        아.무.개. 라고 이름 불러 깜짝 놀라게
        해 줍시다. ^---------------^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고요.
        숨이 한결 쉽게 쉬어져요.

        숲.나무 님은 아직 젊으셔서 좀 더 기다리셔야 되겠지요.

        오월 말이면 대충 미국 성인들 중 원하는 사람들은 다 백신을 맞게 되리라는 예축도 있는데 
        두고 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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