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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들의 작은 연말 잔치
    농장주변이야기 2019. 12. 19. 04:42





    뜨리프트 스토어

    같은 부서에서 발렌티어로 일하는 

    엘리, 매리, 샌디 그리고 나


    올해도 함께 일하며 즐겁게 지낸 시간을

    자축 하자고 

    샌디가 집을 열어 작은 잔치를 마련했다.



    서로에게 필요할지도 모르는

    십불이 넘지 않는 작은 선물들을 준비하고.



    육십 후반에서 팔십 후반에 이르는 사람들


    ^^*


    받아서 부담 안가게

    값싼 걸로 

    먹거나 써서 없어지는

    나이에 맞는 선물들로 골랐다.









    섬에서도 외딴 곳에 사는 샌디


    남편 좐이 따스하게 불을 지펴 놓았네.




    고등학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친 샌디

    은퇴 후에는 특수 교육을 전공해서

    자폐 아동들과 시간을 보냈다고.




    교재로 쓴

    그림이 단순하고

    말이 짧은 동화책을 아직도 몇권 가지고 있네.








    점심은 

    아주 간단하게 

    스페니시 완두콩 수프 (Spanish pea soup)라고.




    다 모이니 

    샌디 남편 까지 한손 손가락들로 다 셀 수 있는 사람들이


    Yeah!!!

    박수를 쳤다.




    먹는 것들에 치이는 

    연말 연시


    무엇보다도 반가운 일이다.








    화이트나 레드 와인을 한 잔 씩 받아 놓고


    따끈하게 덥힌 연두색 완두콩 수프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 편을

    오븐에서 바삭바삭하게 구워 한 조각 올렸네.



    봄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고.









    샌디가 

    디저트를 준비하는 동안

    이런저런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이야기들이 

    하하호호 오가고.


    좐의


    루이 라는 랍스터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젊은 날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세일 보트에 혼자 살던 시절


    배에 정수기가 있어

    근처 고기잡이를 하는 멕시칸들이

    더러 생수를 얻으러 오곤 했다고.



    댓가로 아주 커다란 랍스터들을 몇마리씩 주었는데


    혼자 먹다 보니 그만 물리더라고.



    아주 큰 한마리를

    바닷물을 담아 살려서

    친구 삼았다고.



    '그거 알아?

    주위에 아무도 없으면

    바닷가재가 하는 말도 들을 수 있어.'



    망망 바다에 배 띄우고 

    혼자서

    랍스터랑 같이 지냈다고.



    육지로 오게 되어

    할 수 없이 바다에 놓아주니


    바닷가재가 두 앞발을 들어

    뭐라하기에

    가만히 들어보니



    '세가지 소원을 말하라' 고 하더라는.








    뭐를 빌었는데???


    모두 궁금해서 함께 물었다.



    여자

    더 큰배



    하하하




    바닷가재가 능력도 없이 그냥 허풍을 떨었는지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한참 후에 지금의 아내 샌디를 만났으니


    한 가지 소원은 이루어졌다고.




    하하하하하하하하



    외딴 섬

    외딴 집에서 


    작은 잔치는

    따스했고

    부담없이 맛있었고

    유쾌했다.





    이천십구년 십이월 십칠일


    따스하게 덥힌 집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자리를 마련한

    샌디와 좐의 수고에 감사하며


    교포아줌마











    Schubert Auf dem Wasser zu singen, Camille Thomas and Beatrice Bere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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