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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굴 바위 (Face Rock)-밴든 ,오레곤주 (Bandon Oregon)
    산, 들, 강, 바다 2018. 12. 5. 13:00


    그 동안 숱하게 태평양 연안의 바닷가 도로

    101을 오르내렸는데 

    어떻게 이제 껏 못 봤을까?


    북미 태평양 연안에서

    가장 인상 깊은 해안가다, 내 눈엔.



    오레곤 쿠스 카운티 (Coos County)의 

    작은 도시 밴든 (Bandon)


    101선 상에서 조금 해안가로 들어가 있다.


    Face Rock State Scenic Viewpoint


    주립 공원도 아니고

    오레곤주의 경치 좋은 관망대로만 표기되어 있다.





    *   *   *



    무슨 일이 일어 난 걸까?


    눈 앞에 펼쳐지는 기기묘묘한 

    커다란 바위들.



    네이티브 어메리칸 원주민들이 아니라도

     무슨 이야기가 절로 나올 정경이다.





    여태껏

    바다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산에 사는 부족의 아름다운 처녀가 아버지를 따라

    산과 해안에 사는 부족들이 모여 베푸는 잔치에 왔다.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개, 고양이를 데리고 세마리 새끼 고양이를 바구니에 담고

    해안으로 갔다.


    바다의 흉칙한 괴물을 조심하라는


    해안가 부족 사람들의 엄한 경고를 무시하고.


     


    아름다운 구름과 파도에 홀려 해안에서 바닷물에 발을 간지르며

    춤 추다 바다로 헤엄쳐 들어갔다.


    아름다운 처녀에 반한

    괴물의 장난으로

    물에 빠진 채


    지금 까지도

    밤낮 으르렁대며 자신을 보라는

    괴물의 얼굴 보기를 거부하고 눈을 꼭 감고 있는 

    처녀의 얼굴이라고.




































    좀 더


    해안 쪽으로는 


    그녀에게 물에 들어가지 말라고 짖는 개





    던져진 고양이

    바구니, 그리고 세마리의 새끼 냥이들







    해안에서 안타깝게 울부짖는 그녀의 연인



    그리고 


    그녀의 눈감은 얼굴 가까운 곳에서


    아직도 그녀에게 탐심을 가지고

    눈을 떠 자신을 보라고 을러대는 바다의 괴물










    물이 빠지고 들어 옴에 

    해, 달이 뜨고 짐에 


    안개, 구름이 일고 걷힘에


    수시로 변하는 바위들의 표정들







    땅 끝 

    해안가

    바위들에서


    뭍에 사는 것들을 찾아내어 연결짓는,


    그것들로 삶의 방파제를 치는


    태고 적 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우리들의 눈이 

    새삼스럽다.


    망망대해는 

    암.담.하다.


    해안가의 바위들에

    이렇게 저렇게 


    얹어보는 마음들.



    *   *   *




    억지를 쓸 필요가 없이 얼굴이 그대로 보이는 눈 감은 모습의 얼굴 바위, 

    흐린 날 저녁의 모습


    *날이 맑은 날 저녁, 해 질 때 해안으로 내려가 바위 사이를 걷길 참 잘했다.











                                                                                     이루마, River flows in you





    이천십팔년 12월 초


    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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