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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에 다시 그려지는 유럽 고전 아트들- Tehinde Wiley
    다문화사회 2016. 4. 1. 02:18


    비가 오고 넘치고

    고이고 온통 물 속에서 헤맬 때

    씨애틀로 나간다.



    이곳 저곳 가다가

    SAM(Seattle Art Museum)에도 갔다.


    내 남편은 루브르 박물관을 한시간도 안 걸려 끝낸 사람이다.

    다 화보에서 너무 많이 보아 온 것들이라고.


    반복, 중복되는 것을 병적으로 못 참는 사람이다.


    유럽에 가면


    강이 흐르고 그 강가에 어김없이

    이젠 터엉 비인 교회들이 있고

    어느 도시를 가도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것.


    Another

    Bloody

    Church


    섬에 사는 에릭이 남편의 태도에 맞장구치면서

    유럽에 ABC 밖에 또 뭐가 있냐고 하며

     둘이 하이 파이브를 통쾌하게 친 일도 있다.


    이런 사람이랑 산다 ^_______^



    *   *   *




    씨애틀 아트 뮤지엄의 특별전으로

    Tehinde Wiley의 새 공화국(A New Republic)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루부르 박물관에 걸린 대형의 유럽 고전화들에 

    흑인들을 주인공으로 다시 그린 그림들이다.



    실물크기 보다 더 크게 그린 인물화들은

    권력과 위엄을 부여하는 특수 효과 때문에

    영웅, 왕, 귀족, 성직자들 등의  인물이 그려졌다는 것에 착안해서


    흑인들을 큰 화폭에 그려넣은 것이라고








    그는 모델들을 미국의 할렘과 맨해튼, 브룩클린, 아프리카 나라들의 

    거리에서 픽업한다.














    아프리칸 어메리칸으로 

    오늘의 미국을 살아가는

    실재 생활인들을 거대한 화폭에 그려 넣었을 때의 그 느낌.







    나폴레옹도 되고






    세례요한의 목을 원한 헤롯왕의 딸도 되고




    하늘을 찌르는 성당의 스테인글래스 속의 성인도 되고.



    * * *


    모델들에게 자신들이 그려지고 싶은 복장을 입게 하고

    그대로 화폭에 그리기도 한다.









    힙합 문화의  젊은이들 모습



    그가 즐겨그리는 꽃문양 배경은 부귀와 영화의 상징으로

    중세 유럽 인물화들에서 쓰인 꽃문양을 찾아

    온통 배경을 꽃으로 도배한 그림들이 많다.



    미국인 와일리는 현재 중국에 살고 있다는데

    현지 중국 예술가들이 이 배경그림들을 다 그려내고 있는 장면이

    전시회장에서 필름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대형화폭에서 인물만 와일리가 그리고.







    이 그림에선 세스틴 성당의 천장화

    아담의 창조 (Creation of Adam)이 연상되었다.





    피부가 눈같이 흰 여인이 흑인 여자 노예의 시중을 받으며 누워있는 그림이 겹쳐지는 그림.






    알제리아인 아버지와 미국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와일리는

    아프리카로 떠난 생부 때문에 편모 슬하에서 자라났다고.



    성인이 되어 아프리카를 찾아 자신의 뿌리를 더듬기도 했다고.




    뉴욕에서 열린 전시회 오프닝에는 모델들이 초대되어 자신들이 모습이 담겨진 화폭들과  마주했다.



    모델이 되어

    멋진 머리들을 올리고

    화장을 하고

    지방시(Givenchy)에서 특별히 몸에 맞춤한 옷들을 입어보고.


    한 여성 모델은 이 옷을 자신이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멋지게 변한 모습에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청동 흉상으로 오랜 미래를 앞두고 제작, 보존되는 특혜도

    왕, 영웅, 학자,왕족, 귀족들이나 누리는(던) 것이었는데


    이렇게 멋지게 자신의 모습이 보존되는 것에 대한 반신반의하는 중에서도

    기쁨과 놀라움이

     

    작품을 대하는 모델들의 표정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작품에 대한  감상은


    처음 전시회장에 들어섰을 때와

    나올 때가 달랐다.


    첫 그림에선


    이게 웬 명화에 먹칠? 인가 했다.


    거의 중복이 심하다 싶을 만큼 되풀이되는 흑인들의 등장에

    어느 덧 아름답게 느껴지고

    왜 흑인이면 안되는가???


    에 의문이 생기고

    이제껏 서구의 이런 그림들이

    지구상에서 계속 전시되고 있는 동안

    나 스스로 백인 우월에 대한 인정, 

    그들 그림 속 생활에 대한 동경

    그 위엄에 소리없이 세뇌되어 온 것은 아니었을까?


    호사스러움과 위엄의 상징으로 흑인이 그려진 것이

    어색하게 느낀 작품에 대한 첫 인상이


    확실이 문제다.


    과감히 그 그림들의 주인공들을 유색인종으로 그려넣은 와일리.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을 선포하고 다음 날

    남부의 한 백인 중년 여성이 쓴 일기.


    미국학 중 아프리칸 어메리칸 경험 의 클래스에서 교재로 주어졌던 글의 일부 중

    내 마음에 터억 가시처럼 오래 걸렸던 귀절


    '내 이렇게 오래 살지 말았어야 했네! 슬프고도 슬프다!

    노예해방이 되었다고  젊은 암컷 깜둥이 하나가 

    지가 무슨 사람인 것 처럼 드레스를 걸치고

    거리를 뛰어다니네.

    못 볼 걸 보았네'





    *  *  *



    아침에 우연히

    블로그 이웃 Eunbee님이 올리신 포스팅에

    모나리자를 뚱뚱하게 그린 보테로(Fernando Botero)의 그림을 봤다.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춤추는 여인들에 겨드랑이 털을 그려넣은 

    (은비님은 우아하게 겨털이라고)^_____^*

    그의 짖꿎음에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고전 명화들


    우린 너무 오래동안 그 그늘에 머물은 것 같다.


    이젠 전 지구의 젊은이들이 멋진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반복, 재청되는

    서구의 명화들 전시회의 이면엔

    상업성 의외에도

    그림으로 은연 중에 암시, 각인되는 그 이미지의 효과가 무서운 것일 수도 있다.



    아프리카의 토속, 민속 예술품들을 그대로 몽땅 베끼고도

    감옥에 안가고

    천재로 치부되는 피카소는 

    이젠 그만 덮어도  좋을 것 같다.



    피카소가 베꼈기 때문에 창작이라고????


    우리 이웃집 소가 웃다가 입이 삐뚤어질 일이다.

    하하하


    *  *  *


    나 왜 이러나???!!!




    노트: 이 작품전은 SAM에서 5월 8일 까지 열린다.



    이천십육년 삼월 삼십일일


    비가 너무 많이 온

    우기 끝의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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