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여왕벌 만들기
    농장주변이야기 2015. 6. 3. 00:57

     푸르고 맑은 봄날


    호미 놓고 나들이 갔다.


    여왕벌 생산한다는 벌농장에.


    이런 날은 모처럼 허리 펴고 쉰다.






    큰 나무에 올라가는  라쿤 한마리










    그 아래 자그마한 향나무로 만든 헛간 처럼 작은 건물 앞에서


    우릴 맞아준 

    여왕벌 양산하는 기술을 가진 


    젊은 처자.


    양봉을 하는 곳을 돌아다니며

    여왕벌 양산의 기술을 가르친다고.



    양봉 안하는 곳이

    꽃있는 곳 치고 어디 있으랴


    지구 곳곳 안가본 곳이 없다고.









    향냄새 진동하는 작은 집 문을 열고 들어섰다.

    보여주는 파넬엔 밀납으로 사람이 만든 작은 알방들이 줄지어 있는데


    생식하는 여왕벌들을 기르는 파넬이라고.





    꿀 먹을 줄 밖에 벌에 대해 잘 모르는 우리 일행 셋을 향해

    간단하게 쉬운 말로 풀어 어떻게 여왕벌이 만들어 지며

    거기에 인간이 개입해서 어떻게 한 둘이 아닌 수백개의 생식가능한 여성 벌을 생산하는가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여늬 양봉꾼들과 마찬가지로 연기를 뿜어 벌들을 쫓고


    벌통에서 알이 든 판을 하나 꺼냈다.




    허옇게 밀봉한 부분은 꿀이고

    누런색으로 밀봉된 부분은 알이 자라서 번데기가 되어있는 방들이다.


    빈 방들을 들여다 보면 깨알보다 작은 알들이 있는데

    그걸 치과에서 쓰는 가는 끞 같은 것으로 한알 한알 꺼낸다.

















    벌 알이 얼마나 작은지 보여주는데

    육안으로 하얀 점이 보이는데 사진엔 안 나왔다.



    채취된 알을 인공 알판에 하나하나 이식한다.


    이식된 알방으로 찬 판을 다시 벌통에 집어 넣는다.



    대부분의 벌들은 여성인데

    일벌들의 경우 생식 기능이 없이 일만 하는데


    알이 었을 때 벌꿀만 먹인 벌들은 일벌이 되고

    로열 젤리를 먹이는 벌들은 암펄(왜 여왕벌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이 된다.



    이렇게 인간이 조작한 환경으로

    알들을 깨워 먹이는 유모벌(nurse bee)들이

    이 이식 채취된 알방에 로열젤리를 먹여서 

    다수의 암펄이 만들어진다.



    기술은 말하자면 유모벌들을 속이고 교란하는데 있다.


    그 자세한 기술에 대한 내용은 꿀 밖에 모르는 우리들에겐 생략했다.



    가르쳐준다고 뭐 어쩔것도 아니지만


    그 정도로 인간이 개입해서 벌들의 생태를 조정(manipulate)하는 것만 알아도

    입이 딱 벌어져서


    하아 하아 하고 다녔다.


    이렇게 생산된 여성벌들은 전국으로 팔려나간다고.


    번식력이 아주 뛰어난 수퍼 퀸 비( Super Queen Bee)는

    한마리에 천불에도 팔린다고.



    보통 여왕벌들은 한 마리에 45 불 부터 백불 사이에 팔리고

    일벌은 한 파운드 (450g)에 오육십불 한다고.



    원래 북미주에는 꿀벌이 없었고

    유럽 이주민을 따라 이땅에 꿀벌들이 상륙했고

    동부와 중부에만 존재하다가

    로키 산맥을 넘은 것은 고작 이백년전이라고.







    이 세상 꿀 품은 꽃들을 따라 

    양봉하는 사람들에게

    이 기술을 전하는 터라

    짐엔 항상 여행한 곳의 고유의 꿀을 갖고 온다고.



    세상 꿀들 맛좀 볼래?


    야 바보냐. 무조건 예쓰지.




    이 꿀벌 농원의 주인집에 머물면서 기술을 이전하는 중인데

    주인은 벌의 생태를 연구하는 것이 전문인

    벌 박사로 대학에서 가르치고

    꿀 애용자다.



    부엌 구석 한 테이블엔 꿀병들이 가득하다.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여러나라의 꿀들이 있다.


    꿀 거기서 거기로 꿀이겠지 뭐.


    하는데 한사람당 스푼 열개씩 준다.



    골고루 맛보라고



    맛보는 중간중간 입맛을 씻으라고 잉글리쉬 블랙티를 만들어 준다.

    나는 밀크를 타서 화이트로 만들었다.



    밖이 추웠는데 따뜻한 찻잔에 손도 녹이고.^^*




    가운데 작은 맑은 병에 있는 건 월남 어느 지방 꿀이라는데

    내가 맛본 것 중에 인상적으로 향기롭고 입안에서 쉬이 녹았다.


    아 꿀맛


    ( A taste of honey)!









    놀라웁게도 꿀마다 입에서 녹는, 씹히는 맛이 다 다르고

    향도, 맛도 달라서


    벨지움 호두나무 꽃 꿀은 마치 진득한 태피(taffy)를 먹는 것 같았다.













    열개의 수저가 모자라서 다시 한번 씻어서

    다시 열가지의 꿀을  더 맛보니


    더 이상 그맛이 그맛이다.


    꿀 테이스팅하는 전문가는 못되겠네.







    부엌 곳곳에 놓인 양봉으로 얻은 물건들


    물론 밀랍으로 만든 양초도 있다.



    꿀벌들을 뒤집에 써 구렛나루 처럼 붙이고 찍은 벌 박사 사진은

    여왕벌을 먼저 얼굴에 붙이니 같은 벌통의 일벌들이 달라붙게 해서 찍은 거라고.



    꿀벌갖고 노는 사람 맞네.




    집으로 나오는 길


    꿀에 절은 우리를 라쿤이 또 배웅해주었다.



    요즘처럼 꿀벌이 사라진다고 아우성을 해대는데

    꿀벌이 사라지면 생태계가 망가져 인류도 망한다는 유언비어도 퍼지고 있는데


    우리 동네 숲속에선

    이렇게 꿀벌의 숫자를 늘이는 작업이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류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가지는

    과학자들이 있다.


    과학으로 문젯점들을 풀어나가고 

    때에 환경에 맞추어

    항상 더 나은 조건으로 향상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에

    극심한 식량난을 예견했었는데


    이젠 식량이 남아 알코홀로 에너지를 만들고

    곡물은 식용이상의 용도로 까지 쓰인다.



    생존을 위한 인간의 노력은 끊임없을 것인데


    과학이 계속해서  인류와 지구의 다른 생물들과의 공존을 위한 문제들을 풀어갈 수 있을까



    숲길을 운전해 나오며

    잠깐 스친 생각이었다.











    이천십오년 오월 어느날


    꿀먹은

    교포아줌마(C)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