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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칼 들고 4자매 교육… 온몸 칼자국·상처투성이 (12월 20일자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 인터넷 신문을 여니 기사 제목이 으시시하다.
우선 기사를 대충 요약하는 제목 자체가 눈에 확 들어오게 선정적이다.
의사, 교사 부모의 식칼 들고 시킨 교육?
웬 무시무시한 과잉열의 교육방법일까?
근데 온몸에 칼자국 상처 투성이라니 이거 아동학대에 해당되는데....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직업의식이 발동한다.
기사를 읽어내려가면서 의사나 교사라고 대서특필한 부모의 직업은 금새 머리에서 지워지고
대한민국 부모들의 최대 과제인 교육이라는 명제도 사라지고
가족내의 불화의 원인을 제공하는 병적인 삼각관계(triangulation)라는 말이 떠오른다.
병적인 부부관계를 아이들에 대한 폭력으로 스트레스를 다스리며 간신히
결혼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불행한 부부의 모습이 보인다.
병이나 병적인 것은 인간에게 직업의 차별없이 일어난다.
우리 모두 무엇이기 이전에 인간이다.
그리고 병적인 것엔 손가락질 보다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고 같은 범죄의 사회에 대한 경고와
예방이 당연히 따라야한다.
인간이 모이는 공동체 내의 모든 관계들도 그렇지만
관계가 원초적이고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족이라는 공동체에서까지도
사람들은 삼각관계들을 맺으며 살아간다.
두사람 이상이 결속해서 다른 한사람(또는 한집단)을 소외,대적,배척하는 관계이다.
일시적인 삼각관계는 크고 작게 매일 일어나는 관계의 필수적인 다이내믹으로
의사의 교환, 논의, 결정 과정에서 동의, 반대, 이견제시 등의 형태로 수시로 주위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고질적인 의사불통이 그 원인인 고착되고 병적인 삼각관계는
갈등에서 오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반복되는 비정상적인 해소책으로
가정을 언제나 위기일발 살얼음을 딛는 긴장감과, 폭력의 쳇바퀴를 도는
생지옥으로 몰고가는 원인을 제공한다.
가정내에서 가능한 삼각관계(Triangulation)를 예로 들면
배우자 (부모) 둘 중 한사람이 자녀(들)과 결속해서 한쪽 배우자를 업수이 여기거나
형제 자매들이 결속해서 형제 자매 중 하나를 따돌리거나
대를 거른 두 세대가 결속해서 한 세대를 소외시키거나
부모가 결속해서 자녀들을 대적하는 등의 여러 유형이 있다.
가족의 구성원들이 하루를 살아나가는 데 위에 열거한 현상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 결속하고, 소외당하는 구성원들이
부.모.자.녀.형제 (결혼으로 맺어진 관계까지 포함하면
삼각관계의 구도는 더 다양해진다) 간에, 때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수시로 바뀌어야 정상적이고
구성원 개개인이 존중되는 안전하고 건강한 가정이다.
가족 구성원 두 사람 사이에 자유롭고 직접적인 대화나 의사소통을 회피, 거부.
불통하는 경우에, 한 쪽이 가족의 다른 구성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거나
아님 둘 사이에 문제 직시를 피한 채, 제삼의 가족에게 계속 문제를 만들어 그 일을 통해서만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등, 가족내에서 편,당을 만들어 끊임없는 가정불화의 원인을 제공한다.
허구헌 날 남편에 대한 불만을 자녀들에게 토로하고 동정을 얻는 아내
아내에 대한 불만을 자녀중 하나와 결속해서 아내를 비웃고 공격하는 남편
엄마나 아빠를 등에 업고 동생(언니, 형)을 못살게 구는 언니나 형(동생)
남편(아내)에 대한 불만을 터놓고 대처하지 못하고 아이들을 엄하게 다스리는 아내(남편)
서로에 대한 불만을 터놓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자녀들(때론 며느리, 사위)을 문제 삼아 공동으로 학대하며 푸는 (시,처가) 부모들등이 병적인 삼각관계를 맺어나가는 경우이다.
삼각관계가 매듭처럼 여러겹으로 꽁꽁 얽힌 가정에서는
폭력(언어 폭력도 포함), 알코홀 남용(이 경우 유전적인 원인일 수도 있슴)
무관심, 잦은 병치례, 자살시도(대부분 우울증이 원인). 왕따, 은둔등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가정의 행복의 기초를 만드는 부부간에
심한 갈등과 불만, 의사불통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경우,
자녀의 평범할 수도 있는 성장기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지나치게 확대시키고 문제시하거나
자녀들의 학업,직업등의 성취에 지나치게 목숨을 걸거나
자녀들의 결혼에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목숨을 걸고 반대, 훼방하거나
자녀의 건강에 대해 늘 노심초사하여 과잉보호하고 병약아로 만드는 부모들이 되기 쉽다.
어느 부모인들 자식들에 대한 보호와 교육과 장래를 위해 신경을 쓰지 않겠는가마는
고통을 주는 정도가 자신과 가정의 평화를 깨고 괴롭히는 수준까지 간다면 자신의 부부관계를 돌아 볼 일이다.
수직적인 가족관계
가족간에 솔직하게 터놓는 대화가 어렵고
갈등의 원인을 직시하기보다 덮어 견디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공동체에선 제삼자를 의사 표현과 갈등의 전개와 해소에 끌어들이는
삼각관계가 허다하다.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직접 대화로 푸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건강한 결과를 낳는다.
한편
과잉된 교육열과
자식들에 대한 의무와 권리.
자식들의 부모들에 대한 도리등이 얽혀
아동 학대들이
자칫 그럴싸한 부모의 당연한 의무와 가상한 도리로 포장되어 간과되기 쉬운
사회문화적인 취약점이 있다.
영어에
하나의 어린이가 어른이 되기까지에는 온 마을이 다 같이 힘을 쏟는다
(It takes a whole village to raise a child)는 말이 있다.
건강한 어린이는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되기에 이웃이 모두가 힘을 합쳐 그 성장을 도와야한다는 말이다.
가정문제를 담밖으로 내보내는 걸 터부시하는 종래의 한국사회의 전통 속에서
범인류적인 병폐인 학대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아동보호복지기관의 존재와 활동도 반갑다.
기사를 읽고나서 다행한 일은 아이들이 학대의 사슬에서 벗어난 것이다. 상처와 충격들을 아물리는 테라피들을
받을 것이다.
두 범법자인 부모들도 징역의 벌과 동시에 정신적인 감정도 필요하다. 회생이 가능하다면 정상적인 부모가 되기
위한 치료와 부모 교육등을 받게 되리라 생각되니 더 불행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런대로 다행한 일이라고 애써
위로해 본다. (폭력에 익숙한 것으로 보아 가해자 부모자신들이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가정에서 자라난 희생자들일 가능성이 높다)
사족: 참고로 미국에서 육십, 칠십, 팔십년대에 쓰였던 대리 가정 제도(foster family)는
그 결과에서, 가정을 떠나 다른 부모에게 맡겨져 전전하며 자란 아이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등
그 정신적 상처가 더 큰 것으로 평가되어 근래엔 문제 부모를 둔 가족을 해체하여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보다는
가능하면 어린이들이 안전하다는 부모들의 정신 평가 범위내에서는 문제의 친부모들을 치료, 감시하며
가정을 존속시키는(family preservation) 정책을 강화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심한 아동학대로 어린 목숨들을 잃는 사례도 종종 있다.
*기사 속의 가정을 직접 관찰하지 않고 기사에 나타난 사실들만을 근거해서 쓴 글임.
이천팔년 십이월 이십일일
교아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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