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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와 아름답다의 범람.
    횡수설설 2012. 12. 7. 00:10

     

     

     

    한달여 서울에 다녀왔는데요.

    '감사' 란 말과 '아름답다' 라는 말이 곧 그 의미를 잃을 것 같은 위기를 느끼고 왔어요.

    그렇다고 내가 쓰는 '감사'와 '아름다움'만이 진정 그러하다 라고 말하면 틀릴 것이고요.


    감사함이,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이 범람하는 세상은 좋은 세상일텐데요.

    어째 혀끝에서만 팔랑이는 구호처럼, 습관적인 후렴같은,

    소리 뿐인듯한 느낌들을 받았었기에요.


    가슴을 울리고 덜컹하고 덜컥하고 심장 박동이 올라가고 피가 더 빨리 돌고
    환희에 눈물이 피잉돌아 온몸이 날아오르는....

    그런 감사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 말입니다.


    다시 그런 물결에 섞이지 말던지
    아님, 나만의 다른 기호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역시 틀린 생각일지는 몰라도요.

     

    '나' 한테는 절실하거든요.

     

     

    *   *   *

     

    블로그 이웃에 놀러갔다가 내가 답글 단 것을 옮겨왔다.

     

    어떤 말이 그 말의 뜻에서 벗어나게 쓰여지면 의미(뜻, 내용) 와 음성 기호의 분리로 사멸하게 될 것이다.

    변화된 의미의 새로운 말로 태어나게 되겠지만  본래의 말은 퇴색, 결국엔 사장되어 버린다.

     

    하나의 소리기호가 그 뜻을 품게 되기 까지엔 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세월의 생활 경험과 그것들의 소통, 교류가 있어왔다.

     

    '감사' 와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은

    우리 몸 깊숙한 반응을 거쳐야 머리로 올라가 드디어 입으로 나오는 말들 중의 하나이다.

    오관으로 들어온 것들이 합쳐지고 다시 머리를 거친후 비로소 나오는 말들이다.

     

    앗 뜨거!

    달다!

    빨갛다 .. 처럼 금새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감동도 체질에 따라 다르다'  면 나는 아주 틀린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는

    내가 아주 다른 언어를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통의 고립된 낡은 언어를 쓰고 있을지도.

     

     

    *   *   *

     

     문맥에서

    앞에는 아주 불만의 말을 털어놓고 끝맺음 후렴 또는 입가심 디저트처럼 꼭

     

    '그래도 내가 감사하며 산다.' '그래도 감사하며 살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가족과의 불화를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정도까지 늘어놓고

    '그래도 살아있어줘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옆사람의  불평을 듣고

    '감사하고 살줄 알아야지.' 로 우격다짐할 때

     

     

    세상적으로 잘나가는 친구가 갑자기 불행을 당했을때

    '그래도 나는 형편은 이래도 그런일은 안당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

     

    고속도로 화장실마다 붙여놓은 말'

     

     

    '그여자 아름답긴해, 그런데 분위기는 엾지.'

    (요즘엔 겉모습에 분위기를 찾는 것이 대세로 아름다움의 속성에 한겹더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아름다운 분위기에 대한 내용도 어느정도 규격화 되어 있는듯 하던걸)

     

    '아름다운 사람들의  XXXX  항공에서 아름다운 사람들을 모십니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아름다운 피부에서 시작합니다.'

     

     

    '

    '

     

    '감사하다'

     

    '아름답다'

     

     

     

    두 단어가 갑자기 참 낯.설.다.

     

     

     

     

     

     

     

     

     

    이천십이년 십이월 육일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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