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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끝에서 나오는 명절 선물들-실을 갖고 노는 여인들-
    카테고리 없음 2013. 11. 20. 09:13

    섬에 있는 아줌마들이 섬유로 만든 수공품들을 파는 연례행사에 다녀왔어요.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명절이 오기 전에

    한가하게 손으로 놀던 손을 멈추고 

    한 해 동안 만든 작품들을 정리해서 팔지요.





    이 행사를 마치고 나면 본격적인 겨울 휴가 기간으로 연말까지는

    찾아오는 가족, 친구들 맞기 위해

    음식준비며  집안 정리, 그리고 여행등에 에너지를 쏟지요.





    겨울 명절 기간이 지나고 연말 연시도 지난 일월 부터

    비 오는 날들과 긴 겨울 밤을 

    실타래 , 천조각, 나무 껍질등으로

    짜고 꿰매고 엮으며

    지냅니다


    가끔씩 정기적으로 모여 서로의 작품들을 보여주고

    빼어난 솜씨를 가진 먼 곳의 아줌마들도 불러

    새로운 걸 배워 보기도 하구요.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식구들이나 마음이 가는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지요.







    올해도 예년처럼 목도리가 많이 나왓어요.

    실크, 캐시미어, 알파카, 그외 양모들을 천연 염색해서 실로 잣고

    또 손으로 틀에 넣고 짜서 만든 것들인데

    차츰 천연섬유가 아닌 인조섬유들로 만든 색 고은 목도리들도 많이 보이는데


    색이나 감촉면에서 천연 섬유를 앞지릅니다.






    맨 왼쪽에 있는 스카프는 캐시미어랑 실크를 혼합해 짠 것인데

    캐시미나 감촉이 아주 부드럽더군요.










    크게 쇼울로 짠 것은 저렇게 베스트처럼 걸쳐입기도 하게 만들었네요.







    섬에는 천연염색하는 사람이 있어서

    각종 동물들을 나염한 것인데

    액자에 넣어도 좋은 그림들이지요.























    인공섬유들로 만든 스카프들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인데요.

    이 아줌마는 오래된 양복, 오바코트, 모직 바지등을 물에 삶아서 펠트 한다음에

    로프같이 실을 굵은 실을 만들어서 엮어 카페트나 부분 매트를 만드는데요.


    저도 몇년 전에 설겆이 싱크대 밑에 두려고 하나 샀는데

    무척 즐긴답니다.


    푹신하고 따뜻하고 

    언제나 더러워지면 빨수 있고요

    색상도 곱지요.





    가격도 이삼십불 부터 시작하는 모자들은 동네에서 나오는 알파카털등으로 짜는데요.



    선물용으로 금새 다 팔렸어요.




    이 빨강 사과 모자는

    어린 손녀가 있는 두 할머니가 동시에 손을 뻗어오더군요.




    얼기설기 엉성한 마늘 저장 바구니







    바구니도 물론  등장했지요.


    가운데 큰 바구니가 눈에 들어오는데

    나도 함 만들어 봐야지 하고

    사지 않았어요.



    남이 한 건 다 쉬어보이는

    무모한 용기지요.




    우리동네에는 향나무가 흔한데

    그 껍질을 벗기면 가는 섬유가 되어

    그걸로 평직, 수자직으로 짜나가면

    바구니나 

    여름에 들고 다닐 가방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네이티브 어메리칸들이 만들어 놓은 바구니를

    동네 박물관에서 본 적이 있는데요.


    아줌마 일 할 거리가 또 생겼네요.



    낮은 하루에 삼분씩 짤아지고요.

    이러다 동지가 되면 세시반에 해가지게 되겠지요.


    그러면 실을 뽑고

    꼬고

    짜고


    그러면서

    겨울은 깊어가겠지요.





    중국이나 인도 그리고 남미의

    가난한 여인들이 열심으로 짜서

    말도 안되게 값싼 수공품들이 홍수를 이루는 요즈음

    직접 만든 것들의 정성이 빛을 많이 잃기는 했어요.



     생각나는 사람들에 줄 작은 선물을

    하나 하나 짜내는 소소한 즐거움 속에


    겨울날들이 그렇게 엮어져요.









    이천십삼년 십일월 십구일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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