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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짓날에-가장 어두운 날 가장 마음이 밝은 날
    농장주변이야기 2020. 12. 23. 03:45

     

    다섯시면  주위가 캄캄하다.

    시계가 아니라 해에 맞춰 사노라니

    요즘엔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네시면

    저녁밥을 짓는다.

    두 집 아래 사는  리사가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네.

    -Happy winter solstice!

    -즐거운 동지 (冬至)!

    우린 동지에

    Zinc 가 많은 붉은 팥죽을 먹어.

    면역력을 높이는 민간 식이요법이야.

     

    - 밖은 일년 중 가장 어둡지만

    마음 속은 가장 밝은 날이지.

     

    리사가 튕겨준 말

    일년 중 가장 어두운 날

    가장 마음 속이 밝은 날

    (The darkest outside,

    the brightest inside)

    을 고맙게 받는다.

     

    -이렇게 줄창 퍼붓는 비도 축복이네

    -나도 동감이야 . 오늘 부터 해는 점점 길어지겠지

     

    비 내리는 어둠 속에서 리사랑 나는

    동지를 그렇게 서로에게 밝게 권 한다.

     

    리사 얼굴을 못 본 지가 벌써 육개월이 넘었네.

     

     

     

    어제 낮

    비 속을 헤쳐 와

    라아크랑 게리가 문을 두드린다.

    이 레드넥 친구들은 미리 연락하고 오는 법이 없다.

    만날 생각에 설레어 마음이 먼저 오느라 그럴꺼다.

     

    놀랍고 반가운 중에 둘이서 서둘러 마스크를 챙겨 쓰고 문을 여니

    메리 크리스마스! 하며 선물 바구니를 내민다.

     

    라아크는 남편 롼이  최근에 심장 마비를 겪었고

    게리는 아내인 테리가 허리가 아파서 집에서 머무니

    올해엔 건강한 라아크랑 게리가 두 집 대표로 선물을 돌린다고.

     

     

     

     

    하우 아 유?

    집안에 안 들어오고

    잘 있는지 얼굴이나 보러 왔다고.

     

    트럼프 지지자들로 마스크도 안 쓰는데 우리를 배려해서

    신경 써서 쓰고 왔을거 다 안다.

    그래도 우릴 보자 마자 반갑다고 마스크랑 얼굴 가리개를 확 벗고 활짝 웃는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자녀들이랑 손주들과도 만나지 못한다고.

    살다가 별 이상한 크리스마스 를 맞는다기에

    우리도 그렇다고 맞장구 쳤다.

     

     

     

    라아크랑 테리가 손수 만든 맛난 것들에는

    초콜렛도 있고 쿠키도 케이크도 빵도 그리고 향기내는 초도 있다.

     

     

    크리스마스 때 마다  만드는 라아크의 버섯수프는 참 맛있다.

    몇 끼니로 나누어 냉동해 놓고 먹으라고.

    많이도 가져왔네!

    손이 크기도 하다!!

     

     

    어렵고 어두운 겨울 속에서

    애써 이웃을 챙기는 마음 들.

     

    빛을 빚어 나누는  이웃들이 있다.

     

    밝은 마음들이다.

     

    이천이십년 십이월 이십이일

    동짓날

     

    교포아줌마

     

     

     

    yiruma , River flows in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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