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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이 지난 라벤다 밭
올해
유난히 꽃빛이 고와
꽉 찼던 뜰이 이제 마악 수그러드는데
쏴아 몰려오는 허전함
칠월의 발길들이 분주하기는 했다
꽃 피는 동안
매일 땅만 바라보기는 했다
모든 것이 내 마음에서 시작하니
단 맛들에 취했던 것도
부질없슴에 헛헛해하는 것도 나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이
깊어서
끝이 없어서
둥실 빨려 올라간다
하늘이 있었네
하얀 반달 하나 떠서 구름 속에 흐르는데
구름도 흐르고
달도 흐르고
흐르기에
참
다행이다
빈 하늘로
다 훨훨 털어 날리다
이천십육년 칠월 이십칠일
라벤다를 베기 시작한 뜰에서
교포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