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우리는 참 많이도 걸었다. 굴레를 벗고 바람처럼 날고 싶었다. 달려가다 날고 싶었다. 누군가는 서울서 부산까지 발로만 걸었다고 하고. 그런 이야기들이 들뜨게 했었다. 동해로 갔다. 지리산으로 갔다. 어떤 애들은 아예 그 당시 우리덜의 유일한 해외였던 바다 건너 한라산으로도 갔다. 그렇게 테두리를 벗어나 맘껏 방황하던 푸른 시간들 길 위에서 길 잃고 길찾아 헤매던 시절 목적지는 애매했고, 우리 지도에 없었다. 젊음의 절정에서 불던 회오리 바람 돌아보면 푸른 갈기 휘날리며 방향없이 내닫던 자유로움. 채워지지 않던 허기 바람과의 대화 나와 내 친구들의 젊은날들이 텅텅 빈 털털이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조금의 결핍도 없이 언제나 여유롭던 가난하던 마음들. 머리도 터엉 비워 개골개골 웃기에 바빴는데 스스로들 골빈당이라 불렀던 것 같다. 골빈당. 순수의 계절이었다. 이천십일년 시월 십일 이십대 초반 어느 아침을 떠올리며 교포아줌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