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섬유) 갖고 놀기
올해는
작년 보다 세일이 15 퍼센트 가 늘었다고.
우리 동네
희귀한 털, 실, 섬유 공예 세일에 참가한 사람 들이
이젠 코비드 우환에서 벗어나나 보다고 한숨 돌린다.
세일에 참가한 회원들도 늘고
상품도 다양해서 보기만 해도 즐거운 행사 였다.
누가 만들었는지 이름 안 보고도 대강 알 수 있다.
헌 캐시미어 스웨터들을 모아
닳지 않은 부분을 이렇게 엮어 목도리를 만들었네.
손 끝 에서 쉽게 나오는 이런 작품 들
물 들이기 부터 시작하는 작품
털 을 짜고 삶아 펠트 로 만든 새 둥지
털. 실크, 목면 섬유, 실 을 염색 하고 합쳐 만든 작품
자신도 언제나
자신 이 만든 멋진 모자를 쓰고 다니는 사람 이 만든 모자, 옷...
친근하고 평범한 소품들.
소일 거리 끝에 나온 공예품 들.
* * *
십일월 부터 내리는 비에
다시 집 안 에서 논다.
어제 는
예닐 곱 명이
화상통화 (zoom) 로 털. 실을 갖고 컴 앞에 모여
점심 후
두시간 동안 놀았다.
누가 참가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시간이 나고 참가하고 싶은 사람들이
어떤 땐 열 댓명 이상 도 모이고.
양말, 스웨터, 쇼울을 짜며
물레를 돌리며
털 스웨터 구멍 난 팔꿈치 를 기우면서.
실 마리 를 누가 던지면 술술 덧 붙이고 푸는 이야기들.
나는 여섯살 난 손녀 무지개 스웨터 를 뜨는 중 이다.
* 땡스 기빙 들을 어떻게 보냈는지
* 딸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온 이야기
* 의사 부족 대란 에 대해서
정기 검진을 해 주는 페밀리 닥터 랑 약속 잡기 가 하늘의 별따기 라고.
고령화로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것 같다고.
다 들 고개를 주억 거렸다.
페밀리 닥터 들은 내과 의사 들인데
봉급도 적고 그 업무량에 지쳐서
조기 은퇴 하는 사람들도 많고
병원을 떠나 보험 에 관계 없이 자신들의 환자들을 보는
페밀리 닥터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안 아픈게 최고다
병원에 안 가는 게 최고다
자신 없이 들 말 한다.
* 몰리 가 물레로
대마 섬유 와 목화 솜 을 합쳐 실을 잣고 있다고 보여 준다.
아주 탄탄하게 꼬아서 융단 짜는 데 쓴다고.
평소 와 달리
오늘 은 거의 기계 속도로 빨리 돌린다.
중간에 몰리 남편이
여보! 크리스마스 추리 이걸로 하자 ' 면서
작은 전나무 하나 잘라서 웃으며 방 으로 들어 온다.
몰리가 쉿~ 하면서 컴퓨터를 가리키니
이크 하면서 까치 발 로 살살 나가는 모습에 다 웃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
한 삼십 분 남겨두고
지난 구월 말
남편과 함께 미네쏘타로 102 살 된 어머니 돌보러 간
지인 이 들어왔다.
다 들 반갑다고 하이 ! 하고
엄마는 좀 어떠신지 물었다.
작은 마을 동네에 의사가 운영하는 여섯 사람 을 돌보는 시설이 있어
그 곳 으로 모시려고 하니
엄마가 안 가시겠다고 한다고.
엄마 동네에 살며 엄마를 돌보고 있는 여동생 을 좀 쉬게 하려고
작년에 6개월 동안 남편 이랑 가서 어머닐 돌보고 돌아 오는 길에
지인 보다 두 살 많아 올 해 팔십이 된 남편이
다음 에 또 오게 되면 장모님을 반드시 요양소에 모셔야 한다고
지인 한테 다짐을 받았다고 했는데....
우리 중엔 같은 경우에 처 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이다.
지인 의 말 하나 하나 를 열심히 들었다.
혹시 작은 동네 니까 그 시설에 어머니 아는 분이 계시는지
그 분이 오시라 하면 쉽게 가실 텐데..
자기 엄마 는 그랬다고 혹시나.. 하며 에리카가 물었다.
그 할머니가 아주 불행한 얼굴을 하고 계셔. 도움이 안 되.
거의 울먹이며 말 한다.
어떤 결정 이든
부디 좋은 결정이 나길 바래.
좋은 결정이 과연 뭘까?
누구를 위해서?
네 시엔 저녁 준비를 해 드려야 한다며 황급히
화상통화 에서 지인이 퇴장 한 후
20 분 동안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천이십삼년 십이월 이일
빗 속에서
교포아줌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