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들, 강, 바다

아티스트 포인트(-마운튼 베이커 마운튼 셕산 (Mt. Baker, Mt. Shuksan)

교포아줌마 2020. 9. 23. 15:49

 

아티스트 포인트 (Artist Point)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은 곳.

 

와싱톤 주 하이웨이 SR 542 도로의 끝.

차로 오를 수 있는 높은 곳의 파킹장으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곳.

 

*   *  *

 

산불 연기가 걷히고

며칠 날씨가 맑겠다는 일기 예보다.

 

곧 눈이 와서 산길이 막히겠지.

 

시월 부터 유월 까지는 대강 눈으로 덮혀 있는 곳.

 

벌써 구월이 다 가네.

 

산이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서둘러 아티스트 포인트로 향했다.

 

해발 5,200 피트 위에 있는 넓직한 터.

사방으로 탁 트인 시야로

들어오는 산, 산, 산, 산들....

 

 

 

 

 

북쪽으로 케나다와 미국의 경계에 자리 잡은 보더 픽스 (Border Peaks) 가 보이고

 

 

동쪽으로 마운튼 슉산 (Mt. Shuksan)

 

 

남쪽으로 노쓰 캐스캐이드 봉우리들

 

 

그리고 서쪽에 베이커 (Mt. Baker)가 우뚝 서 있다.

 

해가 베이커 뒤쪽으로 지고 있는 시각에 도착해서

저녁 노을이

산 과

골짜구니에서 피어 오르는 구름들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똑 같은 산이지만

갈 때 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한 동안 붉은 구름이

산을 온통 휘감아 가리고

엎치락덮치락 하더라

 

 

 

해가 베이커 뒤로 꼴딱 넘어가니

구름이 진정하고

차분하게 잦아든다.

 

 

 

어둠이 내리는 서쪽 베이커 위로 

가느다란 초승달

나 여기 있다' 고

점점 빛을 발하네

 

 

 

 

 

아홉시도 채 못 되어

벌써 서쪽으로 많이 기울었네.

 

초승달도 일찌기 지고 난

밤 하늘에

온 몸이 자지러들게 별들이 돋아났다.

큰 별, 작은 별, 은하수....

 

가끔

별똥별도 

주욱 

길게 금 그으면서 떨어졌다.

 

근처에

작은 마을 조차 없어

전깃불이 없는 곳

별들로 밤하늘 가득

빛났다.

 

나는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그리운 사람을 떠올린 적은 없다.

너무도 아스라히 멀어서.

우주의 광활함에 마냥 움추려들어서.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찍어 본 적이 없다. 

그저 별빛에 취하기에.

 

 

 

벨링햄 헤럴드에 올려진 아티스트 포인트의 별밤 사진

                             https://www.bellinghamherald.com/living/family/article23539195.html#storylink=cpy

 

 

 

Yiruma, Reminiscence 이루마 , 회상

 

*  *  *

 

* 아티스트 포인트는 내셔널 포레스트에 속해 있어서

특별히 금지된 장소가 아니면

트레일 해드 (trail head) 주변에서  캠핑을 할 수 있다.

단, 자신이 쓰레기를 모두 수거하고

모닥불등 차 외부에서의 활동은 금한다.

작은 차들 속에서 잠을 자며 밤을 새울 수 있다.

 

 

 

이천이십년 구월 하순

교포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