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수설설
믿음의 실체
교포아줌마
2018. 4. 25. 23:28
엄마: 예수님 그렇게 돌아가시는 것 아니다, 너무 비참하게.
나: 다 하나님 뜻이라쟎아요
엄마: 그래도 그렇게 가는 건 너무 한거야. 누구도 그렇게 죽으면 안되지.
나: 그게 다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려고 그렇게 ...
엄마: 그래도 사람은 그렇게 불쌍하고 슬프게 죽어선 안되지.
잠깐 씩 깜빡깜빡 혼동하는 엄마랑 지내면서 잠자리에서 나눈 이야기.
교회의 권사로 믿음이 단순하고 굳건해서
천국 가는 길을 잘 닦아놓으신 줄 알았는데
뜻밖의 고백이시다.
아흔두살 우리 엄마.
에쿠
지독하게 앓았다.
두 번의 비행기 여행 탓인가.
앞으론 한동안 비행기 안 탄다.
열이 나고 폐렴 초기 까지 갔다.
혼미한 상태에서 뒤숭숭한 꿈도 꾸고.
정말 마지막인가 싶었다.
와중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고 느꼈는데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찍은 건 도끼가 아닐지도.
내 발등이 아닐지도.
내가 먼저 찍은 적이 있을 수도.
찍지 않았을 수도.
다 괜챦아.
아무려면 어때.
예수님도 고통의 정점에서
' 다 용서한다' 했을까?
기력이 다 하고 앞이 안 보일 땐
아무 것도 걸리는 것이 없더라.
엄마 처럼 나도
평생 믿고 좋아하는 예수님을
사람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비몽사몽 정신이 없어서였을까
내 믿음의 바닥
에쿠
-로스앤젤레스 Griffith Park에서 엄마랑 회전 목마를 타다. 벤치에 앉으시라했더니 섭섭해 하셔서 두 번 째는 말등에 혼자 오르고 내리시며 타셨다.-
이천십팔년 사월 이십오일
병의 숲을 빠져 나오며
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