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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문 뜨던 날 산 에서산, 들, 강, 바다 2022. 8. 25. 23:14
오랜 만에 산에 갔다.
마운튼 슉산(Mt. Shuksan)을 그대로 담아내는
픽쳐 레이크 (Picture Lake)
지는 해를 받아 잠시 붉었다.
해가 완전히 질 때 까지 호숫가에 앉아 있었다.
산은 점점 색 을 잃어가고
수면 위로 물안개가 서서히 피어 올랐네.
열심히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밤이 새도록 픽쳐 레이크의 달 뜨는 정경을 찍어낼 사람이
일몰의 정적을 깨며 친절하게 말을 건네 온다.
오늘 밤 보름달은 수퍼 문 (Super Moon)으로
달이 저 슉산 마운튼 오른 쪽 옆구리에서 나온다고
부처 처럼 옆구리에서 태어나는 달^^
그걸 비쳐 낼 픽쳐 레이크.
산도 둘
달도 둘
멋진 사진이 되겠네.
나는 아이폰 만 가져왔기에
포기하고 슉산 마운튼이 잘 보이는
아티스트 포인트(Artist Point) 로 오른다.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밤 열시 경이 되니
달이 슉산 마운튼 아래 쪽 기슭 옆에서 불쑥 튀어 나온다.
일곱 여덟명 쯤 되는 젊은이들이
음악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며 달맞이를 하네.
리듬이 심장 박동 처럼 단순하고 고르다.
손을 들었다 높이 올렸다
동작은 현란하지 않다.
달을 받아 두둥실 높이 띄워 올리는 것 같다.
오랜 만에 본
잊고 살았던 집단 달맞이 다.
어릴 적 정월 대보름
그리고 추석 달맞이 ...
커다랗고 밝은 보름달이 주던 흥겨움과 설레임
사진기 의 발달은
빛의 속도 로 수억만년 너머 의
내 삶과 전혀 관계없는
점점 더 아득히 먼 별들의 모습 까지 찍어 보내 온다.
그 아득한 별들과 나 사이 거리가 멀어질수록
나는 점점 작아지고 바스러지고 길을 잃는데.
별로 더 알고 싶지 않아,
알지 못하는 공허한 공간만 더 늘어나기에.
내 가 살아 온 동안
내 머리 위로
정답게 어김없이 한 달 스무여드레
매 일 그 모습을 변하며
지고 또 뜨는 달
다음 보름달은 추석달
달떡도 만들고 아는 이 들도 모아
한 판
고맙게 달을 맞아 볼까 보다.
환한 달빛을 가리고 잠든 밤
새벽에 깨어나니
달은 마운튼 베이커 옆구리로 들어가고 있더라.
그리고 동편에선
또 해가 돋아 오르고.
해 아래서
또 걸었네.
Yaron Engler 북소리
이천이십이년 팔월십일일과 십이일 사이
마운튼 베이커와 마운튼 슉산 골짜기에서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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