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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월 초
    농장주변이야기 2009. 7. 4. 14:01

    칠월 사일 미국독립기념일

    예년처럼 BBQ하고 저녁엔 마당에서
    불꽃놀이를 했습니다.

    잔디 깎는 틴에이져 알렉스는 오늘 하루 일한 일당이 백불 될까말까인데
    친구들이랑 이천불어치 폭죽을 사는데 
    백불을 보탰답니다.

    이런 친구들이 해변에서 쏘아올리는 불꽃들이 모여
    더 장관을 이룹니다.

    저 건너 씨애틀에서 아무리 웅장한 불꽃을 쏘아올린데도
    내가 올리는 이 한방 불꽃이 제일 멋지다.

    바로 어메리칸 웨이(American way) 입니다.


    전국에서 밤새 폭죽을 터뜨리니 사고가 많습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집 하나가 홀랑 탔습니다.

    지붕이 향나무 너와로 되있는게
    요즘 가뭄으로 바싹 말랐으니 불똥이 튀면 그대로 불쏘시개가 되지요.                                   
    july_09_09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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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 어른이나 다니러 온 어른 다 된 우리 아이들 모두 불장난에 
    밤 늦도록 신났습니다.

    어린이들처럼 흥분해서 
    다 터뜨리고 아쉬운지 내년엔 더 많이 사자고 어른 아버지와 어른 자식들간에
    다짐을 합니다.

    아직 집이 그대로 남아있으니 다행이지요.



    이번 여름이 제법 덥습니다.

    과일들이 잘 된다고 합니다.

    작년엔 흉년이었는데 올핸 체리며 딸기를 시작으로
    모든 과일들이 풍성히 열매 맺을
    거라고 합니다.

    농부들이 해거리를 믿고 흉년을 견디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july_09_024[2].JPG



    지난 겨울엔 너무 추워서 라벤다를 많이 잃었습니다.
    덮혔던 눈이 녹아 얼음이 되어 질식된 거라고 합니다.

    살아남은 것들은 어쩜 그렇게 짙고 선명한 색들로 피어나는지요.
    겨울이 추웠던 덕분에 그렇다 합니다.

    땅속의 무벌레들도 다 죽었는지 올핸 총각무가 벌레 하나 없이 깨끗이
    자라서 정말 오랜 만에 총각김치도 담궜습니다.

    혹독한 겨울이 가져다 준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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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월엔 라벤다들로 갑자기 집주변이 호화의 극치가 됩니다.

    문만 열면 보랏빛에, 향기에 그저 흐뭇한 날들입니다.



    july_09_018.JPG

    해 떠서 질 때까지 
    밭일로 바쁘다보면 
    간식만으로 세끼를 때울 때도 있습니다.

    하긴 
    정식과 간식의 차이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서울 다녀 온 뒤론 큰 접시랑 컵을 모두 작은 것들로
    바꿨습니다.

    모두 커서 
    세수 대야나 양동이 처럼 보여서요.
     


    이젠 미국 인구의 거의 칠십퍼센트가 
    임상적인 기준으로 비만에 속한다는
    보고가 최근에 나왔습니다.

    미국의 요리책을 비교해보니
    육십년대에 네사람을 위해 만들었던 음식 자료의 양이
    요즘엔 일인분으로 쓰인답니다.



    이천구년 칠월 초에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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